*용터(Where dragons exist), 2024

우민아트센터 작품 제작 지원 (Supported from Woomin Art Center)

사진은 그 발명 이래 사실이나 존재를 증명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그렇다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신화 속의 대상을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을까? 과거의 이야기를 현실로 다시 불러들일 때 사진은 어떻게 발화할 것인가.

로컬리티를 연구할 때 지명은 지역을 이해하는 주요한 키워드가 된다. 우리나라 지역 곳곳의 지명은 설화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설화가 산이나 땅의 지형과 연결되어 그 지역의 지명이 탄생하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가 덧입혀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그것은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된다.

내가 용에 관심을 가진 건, 청주에서 일 년간 작업실로 머물렀던 용암동이라는 지명 때문이었다. 이후 용이 승천했다는 용바위 전설로 인해 이름 붙여진 이곳 주변으로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작업은 지명 사이에 어떤 관계성과 특징이 있는지 답사하고 상상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용은 예로부터 호법과 호국을 상징했다. 특히 왕들은 자신을 강력한 힘의 상징인 용과 동일시 했고, 비를 다스리는 용(용왕)을 위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물은 농업의 토대였으며, 대지의 모신을 어루만지는 생명이었다. 물 주변에는 어김없이 용이 등장했다.

내가 답사한 장소들은 일견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모습 같기도 했지만, 용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상상을 하며 다시 한 번 바라보면 방금 전과는 다른 전경이 펼쳐져 보였다. 주변의 장면들이 새롭게 끼어들고 이야기가 생성되었다.

신화가 깃든 장소는 오늘날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작업은 신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현재의 풍경에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이었다. 사실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일으키기에 현실적인 위력이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알거나 궁금해하는 것은 평범한 우리 주변에서 상서로움을 발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리곤 이렇게 믿게 되는 것이다.

용은 결국 마음에 산다.

Since its invention, photography has been used as a tool to prove facts or existence. So, is it possible to document a mythical object that does not exist in reality through photography? How will photography ignite when bringing stories from the past back to reality?

When studying locality, place names become key keywords for understanding a region. Place names in various regions of Korea often originate from folk tales. Tales that have been passed down by word of mouth for a long time are connected to the topography of the mountains or land, giving birth to place names for the area, and various stories are added to them. And over time, it becomes a legend and a myth.

I was interested in dragons because of the name Yongam-dong, where I stayed for a year as a studio in Cheongju. Afterward, I realized that there were many dragon-related place names around the area, which was named due to the legend of the dragon rock where the dragon ascended. The work continued with a process of exploring and imagining the relationships and characteristics between place names.

The dragon has symbolized protection of the law and defense of the country since ancient times. In particular, kings identified themselves with the dragon, a symbol of powerful power, and held rain rituals for the dragon (Yongwang) who controlled rain. Water was the foundation of agriculture and the life that caressed the Mother Goddess of Earth. Wherever there was water, there were dragons.

At first glance, the places I explored seemed like ordinary places that could be found anywhere, but when I looked at them again, imagining that there were traces of a dragon left behind, a different panorama from before unfolded. The scenes around me were rearranged and stories were created.

How do mythical places affect people today? This work was a process of exploring how myths come to people and how they operate in the current landscape. In fact, it may not have any realistic power to directly affect our lives. However, knowing or wondering about this is no different from discovering auspiciousness in the ordinary things around us. And we come to believe this.

The dragons live in the heart, after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