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베스크 (Arabesque), 2022

아트플러그연수 제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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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산업의 역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이곳 인천의 연수구는 60-70년대 송도유원지로 유명했다. 그러나 2011년 9월 정식 폐장 이후 이곳은 한국 중고 자동차 수출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국내 중고차 수출 물량의 72%가 이곳을 통해 수출되고 부가가치 효과가 1조 원가량이 되는 외화벌이의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이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에서 많은 해외 이주민들이 유입되었다. 연수구 중고차 단지 지역 주변으로 자동차 관련 수리업체가 생겨났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숙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아랍어로 써진 식당들이, 술집이 그 뒤에 생기게 되었다.

중고차 거래가 많아지면서 옥련동 주변으로 많은 중고 자동차들이 도시 골목마다 주차되었고, 주민들은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미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는 불법으로 증축되어 사무실로 사용되는 컨테이너 박스와 차량들로 가득 찼고, 계속 밀려드는 중고차를 감당할 수 없어 옥련동 도시 곳곳에 번호판 없이 길가에 주차되어 있다. 사실 모두 불법이다. 구청장들이 바뀔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워지는 게 이곳 중고차 단지를 외부로 이전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도 이전부지 선택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군산, 평택 등 다른 항만도시가 경제적 이득을 위해 이 중고차 단지를 유치하고자 경쟁한다.

송도 중고차 수출 단지 안을 돌아다니면 90%가 외국인이다. 아니 여긴 한국말이 간혹 보이는, 중동이라 하는 게 맞겠다. 외부의 사람들이 보기에 이곳은 매연, 소음과 먼지를 유발하는, 땅값을 저하시키고, 심지어 위험해 보인다고 말하지만 이곳 역시도 누군가의 가족을 위해 열심히 생계를 이어가는 커뮤니티의 집단이었다. 때가 되면 알라신을 위해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고 오후 6시가 되면 붉은 노을을 뒤로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퇴근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삶과 크게 달라져 보이지 않았다. 언젠가 이곳 역시도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사라질 풍경이다. 지금 이곳의 장면은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이라도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이곳에 우리가 타던 낡은 자동차가 있었고, 그리고 그 안에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51장의 사진으로 구성, Composed of 51 Photographs